안녕하세요. 씨앗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정현우라고 합니다.
저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에 재학중입니다. 벌써 일년 뒤면 학생신분과는 작별할 시기가 되었어요.
이에 앞서 이번 학기에는 구홍을 만났습니다. 그리고 첫 날 ‘소개가 문제적인 까닭’을 들으며 어떤 대상과 연결되고픈 욕망을 발견했습니다.
그 욕망은 작은 베임에도 고통스러워하는, 우주 속 작은 먼지일뿐인 연약한 인간이 다함께 똘똘 뭉쳐 험난한 세상을 씩씩하게 살아가는 것인데…
쉽게 말해, 다같이 잘 살아보자!는 욕망입니다.
그래서 이 농원을 가꾸었고, 제가 그동안 살아가며 터득한 배움의 씨앗들을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.
몇 가지 살펴보면…
대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창의의 씨앗을 획득했어요. 계기는 저의 첫 디자인 전공수업인 타이포그라피(1)이었습니다. 박유선 교수님께서 가르쳐주셨는데요, 처음 디자인을 접해보는 저로서는 상당한 충격을 안겨준 수업이었습니다!
일상 속에서 글자로 보이는 형태를 찾아오는 것으로부터 시작한 이 수업은 그동안 수업을 수동적으로만 받아들였던 제게 굉장히 낯설었습니다. 그렇지만 그 낯섦이 무서움보다는 설렘으로 다가왔고, 두근거렸습니다. 그 날, 매료되어버린 마음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벌써 5년째 몸 담고 있습니다.
돌이켜보았을 때, 디자인에 뛰어들었던 결심은 후회없는 선택이었어요. 이 분야가 아니었다면 저의 생각을 아름답고 논리적으로 전하는 훈련을 이만큼이나 해볼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. 관계의 시작점인 커뮤니케이션을 배울 수 있어 기뻐요.
반면, 2020년에는 군입대를 하며 이번에야 말로 정말 낯선 환경을 만났습니다.
입대와 동시에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하여 외출과 외박이 모두 통제된 갑갑한 시절을 보냈습니다. 그 때 저의 바탕이 되어준 것은 쓰는 씨앗이었습니다.
늘 곁에 있었던 자유가 억압받고 사회적 시간과 단절되면서 동시에 생각이 많아졌습니다.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은 어느새 복잡한 꼬임을 만들더라고요. 몸도 힘든데 말입니다.
그러다 우연히 몇 자 적기 시작했는데, 부유하던 것들을 글로 붙잡으며 블로그 한 편을 완성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웠습니다. 이 또한 다이어트일까요? 그 놀라운 감량을 시작으로 현재의 시수까지 이어졌습니다. 시수는 저의 작가 페르소나로 스스로에게 갇히지 않고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싶은 마음에 분리한 또 다른 저 입니다.
더 많은 이야기는 씨앗 나눔터에서 전해드릴게요. 그곳에는 다양한 종류의 씨앗들이 심어져 있답니다.
이처럼 저는 씨앗을 모으고 공유하는 것에 가장 큰 기쁨을 느끼는 것 같아요.
저 쪽에는 자그만한 테라스가 있습니다. 혼자 있을 때면 다니엘 시저의 음악을 듣거나, 좋아하는 SF영화를 보지만, 누군가를 초대했을 때는 같이 대화를 나누곤 합니다.
(불쑥!)
이 친구는 농원 지킴이 호이라고 합니다. :)
그렇다면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!